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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성산&산정호수
    카테고리 없음 2022. 11. 25. 04:43

     

    아침에 눈을 뜨니 억새를 무지 좋아하는 게 생각나 가방을 꾸립니다. 

    언제부터 억새를 좋아했냐고 묻지 마세요. 해줄 말이 없어요. 

    오전 6시6분 지하철을 타고 도봉산역에 가서 7시15분에 광역버스를 타고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하차한 게 9시40분.

    노는 것도 정성이 뻗쳐야 합니다. 정성이 없으면 4시간 가까이 버스 갈아타며 안와요. ㅎㅎ 책바위코스와 계곡코스의 갈림길에서 숙달된 인만 책바위코스를 타라는 안내문을 발견했어요! 나님 말하나요.

    책바위코스를 타보려고 했더니 케이블카 들어서는 바람에 막혔어요. 산정호수를 내려다보며 오르는 로에 케이블카 공사가 한창입니다.

    계곡길을 따라 억새 찾아 삼만리 합니다. 로가 잘 정비돼 있어 억새밭까지 수월하게 올랐어요.

    억새축제 한다더니 살짝 사기당한 기분이에요. 스케일이 큰 나님에겐 너무 빈약한 억새밭. 배나 채우자 하며 컵라면에 물을 붓는데 따끈한 국물이 좋은 계절이네요.

    라면 먹고 으샤 하며 정상을 향해 길을 이어갑니다. 억새밭 팔각정에 포천시에서 세운 명성산 이정표가 있어요. 

    여기서 3km 더 가면 철원군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어요. 자잘하지만 진을 빼는 봉우리 5개만 넘으면 됩니다. 

    첫번째 봉우리에 오르니 드디어 산정호수가 보여요.

    능선을 따라 좁은 로를 걸어가요. 평일이지만 객이 꽤 많더라고요. 능선에 오르니 사방이 트여 전망이 매우 좋아요.

    버스에서 내린지 3시간30분 만에 철원군 명성산 정상에 왔어요. 억새밭에 실망한 맘이 능선 따라 걸으며 눈녹듯 사라졌어요. 산정호수와 포천시를 바라보며 걷는데 재미있어요.

    정상 아래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객 한분이 맞은편에 앉기 전에 제 옆에 맥주와 귤을 내려놓더니 먹으라고 하셔요. 건강문제로 술을 마시지 않지만 목이 너~~~~무 마르더라고요. ㅎㅎ

    명성산 정상까지 오는 분들이 대부분 차를 산정호수 주차장에 세워두는 바람에 온 길을 다시 돌아갑니다. 왕복 11km를 5-6시간 동안 걸어요.

    버스를 타려면 주차장으로 가야 하지만 5개의 봉우리를 또 넘어가고 싶지 않아 정상 아래에서 신안고개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걸 아무도 없는 로에서 금방 깨달았어요. 이 길이 깔딱고개에 너덜길에 정비가 안된 로더라고요.

    계곡을 따라 걸으며 너덜길을 1시간30분 만에 탈출한 후 임도를 따라 3km 걸어서 산정호수 주차장으로 갑니다.

    집 나온 닭이랑 신경전도 벌이고 강아지가 보이면 짖든 말든 반가운 척 인사하다 보니 금방 산정호수가 나와요.

    산정호수 수변길로 내려가 뽀송한 관광객들 사이에서 땀에 찌든 채 걸어봅니다. 

    호수길을 아기자기 꾸며놔 사진 찍기 위해 오신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호수 반바퀴 도니 주차장이 나오고 버스 승강장도 보여요.

    또다시 4시간 가까이 버스와 지하철 갈아타며 집에 가야 하지만 노는 데 정성이 뻗친 사람이라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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